본 위원은 가 측을 지지하는 바입니다. 인체의 일주기 리듬은 주말이라 하여 멈추지 아니하며, 토요일에 정오까지 누워있다가 월요일 새벽 출근하는 행위는 인위적 시차증후군을 자초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평일 ±1시간 이내의 알람 설정은 오히려 휴식의 질을 보장하는 의학적 처방임을 변론합니다.
「휴일 알람 설정 행위의 정당성에 관하여」
본문
존경하는 본 위원회 위원 여러분, 본 위원은 오늘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잡은 한 가지 모순적 관행, 즉 "휴일에 알람을 설정하는 행위"의 정당성에 관하여 정식으로 안건을 발의하는 바입니다. 헌법적으로 보장된 휴식권의 본질은 외부 자극에 의한 강제 각성으로부터의 자유에 있으며, 휴일이란 그 자유가 가장 폭넓게 향유되어야 할 신성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국민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단말기에 기상 신호를 입력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매우 심각한 자기모순으로 사료되는 바입니다.
쟁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가(可) 측은 "휴일에도 일정한 생활 리듬 유지가 필요하며, 늦잠은 오히려 월요일의 신체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의학적 견해와 "조조 카페·브런치·산책 등 휴일을 풍요롭게 누리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상 시각이 필요하다"는 향유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부(否) 측은 "휴일의 정의 그 자체가 기상 시각의 자율적 결정에 있으며, 알람이라는 외부 강제는 휴일을 평일의 연장으로 격하시킨다"는 본질론과 "주중에 누적된 수면 부채를 청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는 자해 행위"라는 보건론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습니다.
본 위원의 견해를 밝히자면, 휴일 알람은 그 명칭부터가 형용모순(撞着語)에 해당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휴(休)"는 본디 멈춤이요, "알람"은 본디 깨움이니, 멈춤의 날에 깨움을 예약한다는 것은 마치 단식일에 점심 식단을 짜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다만 본 위원은 극단적 폐지론에는 동의하지 아니하며, "오전 11시 이후의 알람" 또는 "스누즈 5회 이상 보장 알람"과 같은 절충적 운용은 휴일 정신을 훼손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허용 가능하다고 변론합니다.
이에 본 위원은 본 위원회에 다음을 결의하여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첫째, 휴일 오전 9시 이전의 알람 설정은 원칙적으로 휴식권의 자발적 포기에 해당함을 확인할 것. 둘째, 단 약속·여행·반려동물 급식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할 것. 셋째, "그냥 못 자서" 켜놓은 알람은 명백한 자기 학대로 규정할 것. 이상으로 발의 취지 설명을 마칩니다.
※ 갈라쇼의 모든 주제는 농담이며, 투표 결과가 실제 생활에 강제력을 갖지 않습니다.
※ 투표는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본 원로위원은 단호히 부에 표를 던집니다. 휴일의 본질은 시계로부터의 해방이며, 알람 소리에 눈을 뜨는 휴일은 이미 휴일이 아닌 비공식적 근무일에 불과합니다. 자연 각성이야말로 휴일이 노동자에게 베푸는 최후의 자비이거늘, 어찌하여 우리는 그 자비를 스스로 거절하는가, 깊이 통탄할 일입니다.
예약 불가한 인기 브런치 가게의 오픈런, 일출 트레킹, 새벽 낚시 등 휴일에만 가능한 향유 행위들이 엄존합니다. 알람 자체를 죄악시하는 것은 휴일의 다양한 활용 양태를 부정하는 협소한 시각이라 사료됩니다.
주중 5일간 누적된 수면 부채는 평균 7시간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토·일 양일간의 자유 수면이 아니고서는 결코 청산이 불가능한 채무이거늘, 휴일에까지 알람을 켜는 자는 자기 신체에 대한 채무 불이행자로 규정함이 마땅합니다.
양측의 입장에 모두 일리가 있으니, 본 위원은 '오전 10시 알람'을 절충안으로 제시하는 바입니다. 너무 늦지도 너무 이르지도 않은 황금 시각으로, 휴일의 풍요와 리듬의 보존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슬기로운 합의점이라 변론합니다.